도구리알에서 돌고래들을 구경하려던 나의 목표가 시원하게 망했기 때문에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.
도구리알로 향하는 길에 버스가 새별오름을 지나는 것을 확인하였고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 같았기에 기사님께 새별오름으로 향해달라 하였다.
새별오름으로 향하는 동안 기사님께서는 이곳저곳 추천을 해주셨고 다음에 꼭 가보겠다 다짐했다.
이동하는 동안 창밖의 풍경을 보자니 이런 곳에서 살면 너무 좋겠다 싶었다.
새별오름에 도착.
기사님께서는 입구까지 데려다줄 수 없다고 하셔서 중간에 내렸다.
그도 그럴 것이 많이 내리던 눈이 어느 정도 녹아 빙판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.
수많은 차가 입구까지 가려다 속수무책이 되어버렸고 렉카차도 여러 대 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.
막상 도착하고 보니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.
나는 이때 눈치채고 올라가지 말았어야 했다.
사진으로 봤을 때 경사가 가팔라 보이지만 새별오름은 입구에서 정상까지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곳으로 결코 오르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지 않다.
하지만 등산로에 쌓인 눈이 사람들에게 밟혀 미끄러운 상태로 변했기에 위험한 상태였다.
하필 나의 신발이 등산화가 아닌 러닝화였기에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미끄러졌고 들고 간 삼각대를 등산스틱 삼아 의지하며 올라갔다.
눈길에 계속 미끄러지니 생각같이 움직여지지 않는 내 사지에 내적으로 눈물을 흘리며 겨우 도착한 정상.
날이 맑았더라면 더 예뻤을테지만 개고생해서 올라온 보람이 있을 만큼 눈 덮인 제주의 모습은 아름다웠다.
정상에 만들어져 있는 선글라스 낀 눈사람.
구름 속으로 숨어버렸지만 한라산도 보인다.
추운 곳에 오래 나와있었더니 핸드폰이 방전되려 한다.
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했더니 시원하게 자빠져버렸다.
이래서 급할수록 돌아가라 하는구나..
올라간 길 반대편으로 내려갈 수도 있으나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와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갔다.
길이 여전히 미끄럽기에 거의 난간에 매달려서 내려갔다.
무사히 내려와서 남긴 사진.
새별오름은 기생화산으로 겨울엔 들불을 놓아 병충해를 없애고 재가 된 잡풀이 그해의 목초를 연하고 맛 좋게 하여 소와 말의 살을 찌운다고 한다.
제주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 전후에 새별오름에서 들불놓기를 재현하여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.
작년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사전예약 후 차 안에서 축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었는데 올해에도 아마 동일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.
제주시에서 멀지 않고 눈이 오지 않는 이상 크게 가파르지도 않으니 한 번쯤 올라가 보기 좋은 곳인 것 같다.
만약 눈이 내린 후 방문한다면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신거나 등산스틱 같은 것을 챙기는 것이 좋으며 주차는 욕심내지말고 꼭 초입에 있는 주차장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.
'Review > Place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제주] 1100고지 - 제주도 최고의 설경 명소 (0) | 2022.02.09 |
---|---|
[제주] 호텔 레오 - 제주시 갓성비 호텔 (2) | 2022.02.08 |
[제주] 도구리알 - 좋은 날 차 끌고 방문해야 하는 곳 (0) | 2022.01.28 |
[제주] 넥슨컴퓨터박물관 - 어린이와 어른이가 시간 보내기 좋은 곳 (0) | 2022.01.25 |
[제주] 한라수목원 -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곳 (0) | 2022.01.24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