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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이 그치고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제주공항 근처를 거닐다가 멀지 않은 거리에 용두암이 있으니 한 번 방문해보기로 했다.
사진에 완벽하게 담기진 않았지만 찰나의 파도만으로도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.
용두암을 향해 올라가는 길.
약간의 언덕을 지나야 한다.
곧 있으면 파도에 잡아먹힐 것만 같다.
용두암이라 적힌 팻말을 보고 데크로 내려왔더니 용두암과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하나도 안 보인다.
뒤에서 어무니가 파도가 너무 세서 부러졌나 보다.. 하신다.
하필 내가 왔을 때 용두암이 없어진다고?
근데 뒤를 돌아보니
용두암은 내 뒤에 있었다.
머쓱해하며 용두암이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.
파도로 없어지긴 무슨..너무 잘 계신다.
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용두암의 위엄.
바람도 없고 날이 맑을 땐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 볼 수 있는 것 같던데 파도가 너무 심한 바람에 데크에서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.
용두암을 향하는 길에 사람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싶었는데, 아마 날이 너무 안 좋아서 없었던 것 같다.
바람이 많이 심했던 날이다 보니 데크에서 제대로 서있는 것조차 쉽지 않아 5분도 머물지 못하고 바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.
날이 맑으면 조금 더 가까이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볼 수 있으니 만약 방문하고자 한다면 맑은 날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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