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이 그치고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제주공항 근처를 거닐다가 멀지 않은 거리에 용두암이 있으니 한 번 방문해보기로 했다. 사진에 완벽하게 담기진 않았지만 찰나의 파도만으로도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. 용두암을 향해 올라가는 길. 약간의 언덕을 지나야 한다. 곧 있으면 파도에 잡아먹힐 것만 같다. 용두암이라 적힌 팻말을 보고 데크로 내려왔더니 용두암과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하나도 안 보인다. 뒤에서 어무니가 파도가 너무 세서 부러졌나 보다.. 하신다. 하필 내가 왔을 때 용두암이 없어진다고? 근데 뒤를 돌아보니 용두암은 내 뒤에 있었다. 머쓱해하며 용두암이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. 파도로 없어지긴 무슨..너무 잘 계신다.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용두암의 위엄. 바람도 없고 날..